눈이 내립니다, 그래도 봄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3월 21일은 춘분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진다는 절기입니다. 아침에 나오면서 목도리를 다시 꺼내 목에 두르고 겨울 옷을 챙겼습니다. 절기는 봄을 가리키는데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절기와 오늘 날씨의 부조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제 몸이 제게 묻습니다. “겨울인가요? 봄인가요?”
제가 스스로에게 대답했습니다.
“봄이다. 몸아. 봄을 준비해라. 어깨에 덮인 겨울을 털고 봄 나무처럼 일어서라. 기지개를 켜라. 푸른 싹을 틔워라. 겨울의 절망을 밟고 예수께서 주신 봄의 희망을 붙들어라. 봄은 이미 왔다!”

봄은 왔습니다. 예수를 믿어 인생의 봄도 이미 왔습니다. 인생의 절기도 춘분입니다. 그래서 현실의 거리에서 눈을 맞게 되는 것은 봄을 봄 되게 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질병과 싸우고, 문제들을 끌어안고 끙끙댑니다. 우리가 문제를 만나도 희망을 붙드는 것은 그 문제가 예수 안에서 어떤 힘으로 사는가 우리를 확인시키는 은혜의 과정인 까닭입니다. 비유컨대, 우리가 가진 연약함을 화분에 담읍시다. 그리고 은혜의 봄 창가에 하나하나 내다 놓아야 합니다. 곧 눈이 그치고 봄 햇살이 비췰 때, 은혜를 머금은 우리의 약함이 예수의 꽃을 피울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상상력은 약속을 근거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이 주님의 은혜를 붙들고 노란 꽃, 붉은 꽃, 푸른 꽃들이 그 빛깔을 돋우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아무 것도 아닌 인생 속에 예수생명이 깃들었다고 바람이 불 때마다 향기를 토하는 꽃처럼 봄을 증언했으면 합니다.

예수 안에서 연약함은 자랑입니다. 우리가 아닌 예수를 더욱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계는 능력입니다. 우리의 한계를 넘어 그리스도의 풍성함이 깊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절기는 수 천년 동안 그 계절을 가리켜왔습니다. 성경은 수 천년 동안 예수가 가져 올 희망을 가리켜왔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오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눈이 내려도 봄이 왔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봄이 왔다고. 눈이 와도 겨울이라 속지 말라고.

그렇다면 겨울의 절망으로 되돌리려는 눈이 와도, 삶 속에 여전히 겨울 같은 아픔이 있어도 예수를 향한 믿음이 있으면 이미 봄입니다.  이제 겨울을 털어내고 봄을 꽃피우고, 봄처럼 노래하세요.

“그러나 나는 나의 힘 되신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내가 재난을 당할 때에, 주님은 나의 요새, 나의 피난처가 되어 주시기에, 아침마다 주님의 한결 같은 사랑을 노래하렵니다. 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하나님은 내가 피할 요새,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시는 분’ “

(시편59:16-17)

2018년 3월 21일

함박눈 내리는 봄날에 여러분과 함께 있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