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교회가 허락하신 안식년을 잘 누렸습니다. 그동안 기도해주신 모든 성도님께 깊은 마음의 감사를 전합니다. 정겨운 성도들과 자녀들,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교회라는 몸이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함께 지어져 가는 신비를 봅니다.
안식년 동안, 제 삶의 문맥에 상관없는 책들을 실컷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펜을 들고 노트에 생각들을 마음껏 써내려 갔습니다. 어떤 생각들은 집요하게 쓰기도 하고, 마음을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붙잡아 쓰기도 했습니다. 평균 매월 종이노트 한 권 정도 썼습니다. 일기, 기도문, 성경복상, 서평(書評), 시평(時評) 또 다른 시평(詩評), 마음을 돌아보는 반성과 나아감의 기록들… 잡다한 모든 것을 다 우겨 넣었습니다. 매번 손가락은 얼얼했지만, 써내려 갈수록 또렷하고 맑은 정신이 내려 앉아 좋았습니다. 그렇게 3권쯤 썼을 때, 우연한 발견에 감사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부터 성경 앞에서 부서지는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소원하며 기도하는 일과 반성하며 나아가는 모든 일의 결론이 동일하다는 것이 감사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이 내 생의 시작이자 끝, 출발이자 궁극이라는 것이 모든 글 속에서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습니다. 아내와 이 이야기를 나누며 또 많이 감사했습니다. 그것은 아내의 결론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서서 성도들과 함께 믿음의 길을 걸으려 합니다. 더샘물교회에 담아 주신 하나님의 정신과 노래를 따라 주님의 목적을 향하는 일상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생애는 누군가의 기도로 지탱되었습니다. 안식년 동안 기도로 지탱해주신 여러분들의 영적인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 부부의 부재(不在)를 믿음의 느티나무처럼 버텨 주신 교회와 교회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통치를 헤아립니다.
7월의 여름날들이 더위보다 무수한 믿음의 뜨거움으로 채워지기를 기도합니다. Prayer9의 기도는, 더샘물이 무릎으로 꿈꾸는 기도는, 우리가 사는 소소한 일상의 현장을 위대한 하나님의 일터로 바꿀 것입니다. 그 위대한 하나님의 역사가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환한 불꽃처럼 피어나게 하시기를 바라면서, 찬미 예수!
여러분과 함께 하는 기쁨으로,
이찬형, 박미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