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화가들이 그린 ‘선한 목자’는 사랑과 위엄이 있는 깨끗한 차림에 양을 어깨에 둘러멘 모습입니다. 그러나 독일의 루카스 크라나흐(1472~1553)가 그린 ”선한 목자 그리스도”는 다 해진 겉옷 한 장만 겨우 걸친 상처투성이의 모습입니다. 손에는 상처가 났고 옷은 피로 얼룩졌습니다. 마치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으러 오랜 시간 강을 건너고 숲을 헤치면서 도중에 험한 일을 겪은 것 같습니다. 사실 거칠고 넓은 광야에서 잃은 양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사나운 짐승을 만나 위험을 겪거나 거듭되는 실패로 곤혹스러울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잃어버린 양을 찾은 예수님의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평온해 보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에서 한없는 사랑이 느껴집니다.
예수님의 어깨 위에는 양 한 마리가 안겨 있습니다. 예수님은 양을 두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있습니다. 결코 다시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질 정도로 예수님의 손은 양의 다리를 곽 움켜쥐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머리는 약간 옆으로 기울어져 있어 양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 흔적이 엿보입니다. 양은 예수의 어깨에 기대어 안정을 취하고 있어 평안해 보입니다. 사나운 동물이 덤벼들어도 목자가 보호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복음 맛집인 더샘물교회에서 Just Taste it!을 함께 누리는 주일입니다.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은 후 이웃과 함께 나눴던 기쁨을 맛보는 날입니다. 무엇보다 잃어버린 한 사람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맨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그의 두 손에 단단히 붙잡힌 영혼을 축복하는 날입니다. 이보다 기쁜 날이 있을까요? 아마도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이 우리 생에 없을 것 같습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을 떠나 힘겨운 세상을 헤쳐왔던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로 함께하는 이 자리는 그 어떤 자리보다 복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새롭게 시작하고, 함께 예배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리는 그 어떤 복보다 값지기 때문입니다. 초청받아 오신 모든 분들에게 이 복된 자리가 예수님의 생명과 풍성함을 맛보아 복음을 알아가는 첫 걸음이 되기 바랍니다.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예수님이 주시는 쉼과 평안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또한 Just Taste it!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수고하신 더샘물공동체에 하나님의 기쁨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김영신 전도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