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가 되어줄 사람을 찾습니다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어머니께서/한 소식 던지신다//허리가 아프니까/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꽃도 열매도, 그게 다/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주말엔/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그래도 큰 애 네가/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싸우지 말고 살아라/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시인(詩人) 이정록, 의자, 전문(全文)]

더샘물학교 5층 제 방으로 들어가려면 지나야 하는 교무실 한 켠에 걸린 시(詩)입니다. 지나다가 한 국어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전했던 마음이 담긴 이 시에 눈이 머물러 자주 읽게 되었습니다. 이정록 시인은 어머니의 말씀을 빌려 인생의 의미를 헤아립니다. 어머니는 당신이 아픈 자리를 빌려 세상을 봅니다. 견딜 수 없는 허리통증에 어디를 가시든, 늘 몸을 지탱할 의자를 찾으셨을 겁니다. 의자에 몸을 기댄 여러 날이 지나면서 세상엔 힘이 없어 몸을 지탱할 피조물로 가득하다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심히 활짝 핀 꽃도, 열매도 의자를 기대앉은 것으로 보입니다. 돌아가신 노년의 아버지가 마음을 기댄 장남은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의자입니다. 어머니는 상한 허리에 침을 맞고 힘이 나시면, 밭에 나가 참외마다 지푸라기, 호박마다 똬리를 받쳐줄 요량입니다. 근거는 분명합니다. 어머니에게 호박도, 참외도 식구입니다. 식구는 식구에게 의자로 내어 주는 존재입니다. 부부가 싸우지 않을 이유도 또렷합니다. 식구는 서로에게 서늘한 그늘이 되고, 좋은 풍경이 되는 사람, 그곳에서 쉬도록 의자가 되는 사람입니다. 시인은 어머니에게서 식구를 배우고, 인생을 배웁니다. 어른이 되고도 새삼 또 배웁니다.

이 시를 써 놓으신 더샘물학교 국어 선생님은 그 곁에 살포시 자신의 고백도 곁들여 쓰셨습니다.

“너희에게 의자가 되고 싶은 선생 하나가 여기 있다./우리가 여기 있다./그러니 아이들아, 마음껏 자라나렴.”

선생님의 마음을 읽는 순간, 코끝이 찡했습니다. 이 사랑 고백에 다음세대 믿음계승을 향한 우리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믿음계승운동’은 더샘물교회의 설립비전입니다. 몇 년 전, 우리는 다음세대 전도율이 3.8%라 해서 충격이었습니다. 전도율 4%미만이면 미전도  종족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세대가 미전도종족이 되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음세대 전도율이 2.6%로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1.5%가 될 거라는 무서운 예상을 합니다. 20년 후, 세상에서 현존하는 교회 98.5%가 사라진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믿음이 계승되지 않는다면, 우리 믿음은 실패한 겁니다. 무서워하고, 실망만 하기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 준비가 더샘물학교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특권을 주셨습니다. 더샘물학교 선생님처럼, 우리도 다음세대 누군가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되면 어떨까요? 2023년 학교 후원금이 5억 9천 백만 원이 필요합니다. 더샘물학교는 더샘물교회 성도들이 모아 주신 헌신의 마중물로 세워져 왔습니다. 있는 자원이 아니라, 주님 주시는 비전에 헌신해주세요. 믿음의 시대를 열어갈 다음세대가 버티고, 준비하고 꿈으로 일어설 때까지 의자 하나가 되어주세요. 마음 모아 기도해주시고,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십시오.

여러분과 함께 다음세대를 위한 의자 하나를 더하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