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슬픔 속에 담긴 주의 은혜를 생각합니다
지난 두 주 동안 두 가정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믿은 지 얼마되지 않으신 가정에서 아버님이 별세하셨습니다. 교회 식구들이 함께 슬픔을 끌어안고 위로예배에 참여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우리의 위로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쇠하지 않는 말씀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유가족에게 남은 흔들리지 않는 위로는 남겨진 삶을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슬픔은 사람의 말로도, 망각으로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만 부활의 약속에 위로가 있습니다. 유가족 중에 어린 자녀들에게 주어질 위로는 믿음의 부모가 부활의 약속을 생생한 현실로 사는 삶에서 나올 것입니다. 우리는 다 자기 죽음의 예언자입니다. 인간은 모두 죽습니다. 그러나 신자는 동시에 부활의 예언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부활의 위로 위에 서 있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다(사40:8).“
영원히 서 있는 말씀은 믿음인생의 닻입니다. 부모는 적어도 두 배로 강건하게 붙들려야 합니다. 힘 하나는 자녀를 위해 나눠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단지 죽음의 예언자로 남지 않고, 부활의 예언자가 되도록 삶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유가족, 위로하려 조문객으로 참여한 우리 모두가 다 주님의 부활을 밥처럼 먹고 위로의 일상을 살게 되길 계속 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목요일에는 더샘물학교 이사장님 장인의 소천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수년 전, 소천하신 주장로님은 샘물중고등학교에 도서관 건립자금을 쾌척하셨습니다. 거기엔 10억이라는 액수보다는 많은 마음과 주님을 향한 고백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어간에 댁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장로님은 무균진료 중이셨고, 말씀을 하실 수 없어, 부인이신 양권사님이 믿음의 삶을 나눠 주셨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간 치열한 삶의 한복판을 주님의 은혜를 따라 사셨습니다. 그 분주한 틈틈이 자녀들을 믿음으로 세우셨습니다. 돈을 따라 살지 않도록 교훈하시고, 몸소 금식기도의 본을 보이시며, 자녀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신 일은 고스란히 자녀들의 삶에 뼈가 되고 살이 되었습니다. 그 60년의 삶을 나눠주신 그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들으면서 받은 위로는 신자의 생애에 깃든 주의 영광입니다. 들으면서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존귀와 영광을 받으소서. 숨겨진 곳에 주님을 치열하게 따라 사는 성도의 생애가 기쁘고, 그 믿음계승을 보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성도의 인생을 기쁘게 받으소서.”
나중에 세워진 도서관은 두 분의 성을 따서 ‘주양도서관’이라 명명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보는 공간을 드나들 때, 빛난 이름은 하나님의 은혜를 계속 가리킬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 하나님의 흔적을 보고, 누군가 하나님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는다면, 성공한 생애입니다. 시편116편은 신자가 죽음 가득한 전쟁 같은 생애를 살며 기도하고 응답하신 주님의 의로우심과 은혜와 긍휼을 간증하고 찬양합니다. 소천소식에 시편116편을 읽고 또 읽으며 기도했습니다. 거기서 주장로님의 생애를 읽어내곤 또 감사와 경배를 드렸습니다.
“성도들의 죽음조차도 주님께서는 소중히 여기신다(시116:15).”
부활의 약속 위에 여러분과 함께 서 있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