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음계승사역을 하는 이유

최근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순수한 수학을 연구하고자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신분을 숨기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중에 수학을 공부하려는 수포자 고등학생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탈북 천재수학자와 학생이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대화는 학생의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아저씨는 처음부터 알았어요? 왜 (복잡한) 수학을 공부했어요?” “장학금 받아먹으려고.” “아, 완전 현실적이네.” “다른 동무들보다 앞서고 싶었고, 가정 형편상 꼭 그래야만 했디. 시작은 그랬지만, 계속하게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어.” “그건 뭔데요?” “아름답지 않네?”  “뭐가요?”“e=2,7,8… 자연상수다. 모든 늘어뜨린 줄을 이걸로 표현할 수가 있디. 파이(π) 원주율이다. 상상의 수, 허수…가장 작은 자연수 1과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역설의 숫자 0…이렇게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 이렇게 연결된다.”

“자연상수의 파이에 허수로 제곱을 했는데, 어째서 이 0이라는 실수로 딱 떨어지네? 아무리, 아무리 봐도 기가 막힌다 말이디. 이거이 오일러 공식이다 말이야.”

칠판에 오일러 공식을 쓰며 설명하던 북학 수학자가 학생에게 말합니다. “아름답지 않네?”
이 대목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습니다. 숫자의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경탄할 수 있다면, 숫자 너머에 있는 아름다움은 얼마나 더 클까요? 숫자를 만드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다면, 그 아름다움의 경이는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계승사역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졸업생 중 삼수를 한 아이가 있습니다. 나중에 대학의 열매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추구한 과정, 그 공부가 중요했습니다. 삼수를 하는 내내, 아침마다 먼저 복상을 하고, 기도하며 시작했다고 합니다. 누가 시킨 게 아닙니다. 그 아이가 얻은 교훈을 따라 행동한 겁니다. 대학이라는 결과는 이 일상의 끝에 주어진 덤이었습니다. 학교의 부탁으로 이과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수리논술’을 가르칠 때의 일입니다. 첫 강의를 들은 후배 아이가 제 방에 와서 경이로운 눈을 뜨고 감격에 겨워 말했습니다. “교장쌤, 선배가 요…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얘들아, 공부의 목적은 점수를 잘 받는 게 아니야. 하나님을 경배하는 거야’ 너무 감동받았어요.” 감동한 후배들의 입에서 이 이야기는 한참 회자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름다움, 하나님의 존재가 뿜어내는 광휘(光輝)에 다가가면, 창조자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대면합니다. 이 아름다움을 대면하면, 시편84편의 시인처럼 고백하게 됩니다. “주님의 뜰 안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곳에서 지내는 천 날보다 낫습니다(10).” 시인이 그랬듯, 인생이 어떤 광야에 들어서도, 이미 시온의 대로에 들어선 것처럼, 신나게 걷게 됩니다. 이 믿음을 계승하는 일이 우리 몫입니다. 아이가 자라는 인생의 모든 과정에 하나님을 아는 기쁨이 채워지게 하는 일, 폭풍 속에서도 예수제자로 사는 즐거움의 증인되게 하는 일 – 이것이 더샘물교회가 믿음계승사역을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예수제자로 선다면, 우리 부모세대의 인생, 시간 그리고 자원을 다 들여도 좋다고 우린 함께 고백합니다. 한 마음으로 믿음계승사역을 이루는 더샘물가족들을 통해 주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2022년 더샘물학교 후원주일에,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