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 훈련할 때가 왔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발 코로나19소식을 시작으로 2년 가까이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아이들의 온라인 교육 등 급격한 사회적 변동을 겪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작아 보이지만,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먹는 문제입니다. 가족이 다 집에서 머무는 날이 많아졌고, 삼시세끼를 다 챙겨야 하는 일상이 시작된 겁니다. 몇 년 전, ‘삼시세끼’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시리즈로 어촌편, 산촌편 등등이 계속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끈 이유는 유명 배우들이 하릴없이 오로지 먹거리를 준비해도 겨우 사는 모습이 담겼고, 그 일상이 때로 숭고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총력을 다해야 겨우 삼시세끼를 먹을 수 있는 모든 고단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페르소나가 되어 공감을 얻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삼식이와 삼순이’로 구성된 일상으로 재편되었습니다. 김훈 작가가 그의 소설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 장군의 고뇌를 서술하는 중에 이런 표현을 했었죠. “죽여도 죽여도 다시 밀려오는 적, 계속 밀려오는 파도, 그러나 밀물처럼 밀려오는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더 어려웠다.”
돌아서면 돌아오는 끼니를 이순신 장군만 고뇌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무거운 짐이죠. 작년에 우리는 적보다 무서운 끼니를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배달에 최적화된 나라라는 사실을 만끽하면서 일상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코로나 일상이 길어지면서 배달도 지쳐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손쉬운 중국음식도 먹고 나면, 조미료가 많이 부담되던 차에, 저도 개인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은 심시세끼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한 조리법을 참고해서 안되는 실력에 마음을 더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정리하는 일까지 거들려고 애를 씁니다. 서툴고 투박해서 타박도 많이 받지만, 초보가 다 그렇습니다. 점점 이전보다 만족하는 가족들의 피드백이 늘어서 위안을 삼습니다.
집에서 ‘삼시세끼’를 찍는 시대의 일상을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까요? 우리의 하루 24시간은 삼시세끼를 먹는 일, 자는 일 그리고 활동의 일상으로 채워집니다. 우리를 이끄는 것은 주님의 부르심과 목적입니다. 그 부르심 때문에 파송된 일상과 직장에서 일을 합니다. 그 구원의 목적 때문에 기뻐하며 삼시세끼를 준비하고 참여합니다. 먹는 기쁨을 누리면서 하나님나라 임재의 식탁과 잔치를 생각합니다. 식탁에서 서로 웃고 격려합니다. 잠들기 전, 다음날 복상본문인 주의 말씀을 나의 영혼과 접속시킵니다. 나의 무의식의 세계도 주의 통치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의 세계에 들어갑니다. 밤은 주님이 우리를 다시 빚으시는 재창조의 시간입니다. 이것이 성경적 세계관입니다.
이 작아 보이는 일상은 훈련으로 준비됩니다. 우리는 소위 ‘그 밥의 그 반찬’을 먹으며 자녀들을 키우고, 힘을 내듯 훈련받아야 합니다. 밥 먹듯 훈련해야 할 이유는 우리가 밥 먹듯, 주님의 은혜를 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반기 작은목자훈련이 곧 열립니다. 마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훈련에 참여를 준비하세요. 우리 밥 먹듯 주의 은혜를 누립시다!
2021년 8월 22일
밥 먹듯 은혜를 누릴 성도들을 생각하며,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