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 VIP 온라인 초청주간을 준비하면서
“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새 노래를 공으로 들으랴오./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왜 사냐건/웃지요.”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전문(全文)]
시인 김상용이 지은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인은 남으로 창을 냈습니다. 꿈이 날개를 날고 나는 하늘을 보는 창문입니다. 현실은 가난하여 워낙 작은 밭인, ‘새참 한번 먹는 시간이면’ 다 갈 수 있는 밭에서 나오는 것으로 삽니다. 삶이 녹록치 않아 괭이질, 호미질하다 올려 본 하늘에는 구름이 흘러가며 말을 겁니다. “힘들지 않아? 뭐 하러 이 고생이야? 그냥 훌쩍 떠나! 할 수 있는 일 많아!” 구름이 꼬셔도 시인은 꿈쩍하지 않고 농사를 짓겠다 합니다. 자신의 삶에는 자족할 충분한 이유가 있답니다. 새 노래를 기쁘게 듣는 것은 농사하기 때문이랍니다. 자연의 음악이 충만하고, 시인은 기쁨으로 자연에 화답합니다. 시인은 불쌍하게 쳐다보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옥수수가 익거든 오셔서 같이 드세요.” 그 요청을 들은 사람이 묻습니다. “왜 그렇게 미련 떨면서 삽니까?” 시인의 대답은 웃음입니다. 대답이 없어서 웃는 게 아니라, 대답이 이미 분명해서 웃는 겁니다.
대단한 시인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사는 이유를 묻는다면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삶은 모퉁이마다 질문이 넘쳐납니다. 우리는 무엇때문에 살까요? 우리에게는 무슨 소망이 있습니까?
우리는 시인보다 평범한 일상을 살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인보다 깊은 대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사냐구요? 우리도 웃습니다. 신자의 웃음 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좌절, 환호, 즐거움…그 모든 죽음의 감정들을 딛고 일어난 그리스도의 부활의 약속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는 순간, 삶의 목적이 생겼습니다. 삶의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제자로 살고, 제자를 만듭니다. 질박한 삶이지만 분명한 삶의 목적을 향하여 걸어갑니다. 우리는 다른 욕망으로 삽니다. 그리스도가 주신 삶의 숭고한 목적을 머리에 이고, 괭이와 호미를 들고 직장과 가정에서 목적 있는 일상을 일굽니다. 그래서 신자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우리를 이끄는 기쁨으로 삽니다.
이제 3주동안 VIP초청주간을 준비하려 합니다. 코로나를 넘어서서 우리의 삶을 통해 VIP에게 복음이 전해질 때, 우리가 삶을 사는 이유가 VIP에게 생명의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깃듭니다. 예수가 이루신 구원의 비범함은 우리가 평범한 삶을 무던하게 살아내도록 이끕니다. 삶은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성도의 일상은 해가 떠서 지는 하루의 단순함을 켜켜이 믿음으로 채웁니다. 그 믿음의 무던함은 우리가 예수로 자라고, 사랑이 깊어진 증거입니다. 그 품에서, 그 무던한 햇살과 그늘 아래서 사람이 자랍니다. 우리 가슴에 담아 주신 소중한 VIP들이 우리 삶에 웃음을 주시는 예수의 구원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교회가 가진 능력은 예수복음을 살아낸 성도들의 일상의 열매에서 나옵니다. 우리의 인생을 따라오다가 예수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구원하여 예수제자 삼으시는 주님이 우리를 만나주신 것처럼, 마음에 담아 주신 VIP들을 품어주세요. 기도하며 초청을 준비해주세요.
2021년 5월 23일
예수께서 안아 주실 VIP들을 함께 마음에 품으며,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