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부 여름 예품학교에서는 ‘우리 아이의 첫 놀이’라는 주제로 박미숙 사모님의 말씀을 통해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 깊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세기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친히 지으신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사람에게 이끌어 오시고, 사람이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지켜보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동물들의 이름을 직접 정해주거나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시고, 그저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보시며 사람이 부르는 대로 그 이름이 되게 허락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이 얼마나 인격적인 분이신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동역자로 존중하시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올바른 길을 찾아갈 때까지 인내와 사랑으로 기다려주십니다.
아기는 편안했던 엄마 뱃속을 떠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받고 경험하면서, 그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놀잇감 됩니다. 손에 잡히는 것을 입에 넣고 빨며 세상을 탐색해 가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부모는 기다립니다. 저 역시 아이가 자라가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그저 놀라움뿐이었지만, 그 놀라움은 기다림과 기대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제 안에 있던 기다림은 종종 불안과 조바심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반쪽짜리 지식으로 아이의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육아서에 나온 발달 시기와 다르면 초조해졌으며,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며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발달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마음으로는 그 사실을 믿고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의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하시는 그 존중과 기다림이야말로, 우리가 자녀에게 보여주어야 할 참된 사랑이라는 사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새롭고 놀라워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가장 분명한 이정표가 되어주십니다.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이것저것 간섭하던 제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여름 예품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이제는 아이의 놀이를 잘 관찰해주고,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며,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살펴주며,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모든 부모의 자녀를 향한 사랑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크지만, 그 사랑의 방향을 바르게 세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겨 봅니다.
이 여름,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은 생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덥다고 실내로 들어가자고 해도, 아이들은 물고기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고, 여름꽃과 곤충들을 관찰하는 데 온 마음을 쏟습니다. 우리 아이의 첫 놀이를 ‘잘’ 기다려주고 세심히 살펴주어, 아이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직접 느끼고 배우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자라난 아이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쓰임 받는 자녀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신예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