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14:36)

사순절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고난을 기억하면서 부활주일 40일 전부터 교회가 지켜왔던 훈련의 시간입니다. 주일을 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0일 동안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자기를 돌아보고, 자기 절제를 통해 주님의 뜻을 기억하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일은 우리에게 있는 구원의 기쁨을 추적하는 일이고, 주님이 가셨던 길을 따라가면서 주님께 길들여진 신자가 되기 위함입니다.

내 뜻을 꺾는 것은 나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 뜻대로 삽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내 뜻대로 사는 일도 흔합니다. 그게 쉽고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자신의 뜻을 거슬러 사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순절기간동안 더샘물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배워가려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미리 내다보시면서 기도하셨습니다. 끝까지 사로잡았던 당신의 뜻을 내려놓으시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부르심을 완성하시는 길을 걸으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는 일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거기 우리 주님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 기도를 통하여 변하지 않으려던 뜻을 꺾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하나가 되셨습니다. 그 기도의 자리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죄와 허물은 용서될 수 없었습니다. 그 기도는 주님을 시험에 빠지지 않게 했습니다. 근심과 괴로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하실 수만 있다면, 감당할 죽음의 몫을 지나가게 해달라는 기도는 어느덧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막14:36)라는 기도의 변화에 이르게 되셨습니다.

예수께서 아버지의 뜻대로 순종하신 일은 우리의 새생명을 낳았습니다. 우리의 삶은 주님의 구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께서 준비하신 새생명에 참여하며 예수님을 따라 배우며 성장해갑니다. 주님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감당하신 십자가의 고통을 헤아리며 우리 마음이 배워갔으면 좋겠습니다. 내 뜻을 꺾는 예수의 죽음이 우리를 살렸듯이, 내 뜻을 꺾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는 성장이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변화를 보며, 서로의 얼굴에서 예수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40일 동안 예수의 길을 따라 함께 주님께 길들여질 시간입니다.

 

2020년 2월 23일

더샘물가족과 사순절을 맞이하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