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둘째가 이번 주부터 유치부에서 하는 성경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을 즐겁게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보기 좋습니다. 풍성한 말씀이 이 작은 아이의 마음에 새겨질 것도 기대됩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나는 말씀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을까 질문하기도 합니다. 그런 저에게 다가온 선물 같은 시간이, 최근 시작된 커피브레이크 모임입니다. 말씀에 대한 사유와 누림으로 채워진 그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예전에 처음 커피브레이크에 참여했을 때, 예상과는 전혀 달랐던 ‘성경공부’ 방식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인도자의 강의를 먼저 듣고 마지막에 짧게 나누는 형식의 성경공부가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커피브레이크 모임에서 인도자는 그저 질문하고 안내할 뿐이었습니다. 열심히 필기하려고 준비한 여러 색깔 펜이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저 질문하고, 생각하고, 나누며, 스스로 성경 속 진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함께 답을 발견해 갔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질문과 경청, 공감이 오가는 대화 속에 진리를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첫째가 더 어릴 때는 성경이나 신앙과 관련된 질문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글을 읽고 추상적인 개념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아이에게는 그저 순수한 호기심과 궁금증인데, 제법 심오한 주제들이 섞여 있습니다. 아이의 언어지만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종말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단번에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많아서 아이에게 “함께 알아보자, 같이 생각해보자”고 말하며 조금씩 대화를 이끌어 갑니다. 이 과정이 마치 커피브레이크 성경공부에서 진리를 발견하는 여정과 닮았습니다. 성경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자연스럽게 깨달아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것은, 이 진리가 단순히 듣고 지나가는 지식이 아니라, 마음에 새겨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습자의 자발성에 의해 배움이 촉진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자발성이 없는 배움은 쉽게 휘발될텐데, 학습자가 스스로 궁금해서 묻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대화이기에 진리가 더욱 깊이 각인됩니다.

최근 영아부 예배에서 들은 말씀을 계기로 시편 1편을 다시 읽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시 1:1-2)

하나님께서는 복 있는 사람이란 말씀을 즐거워하고,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는 사람임을 분명히 알려주십니다.

가을학기 작은목자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 말씀을 사 모하는 마음으로 모이는 모든 시간이 참 귀하고 소중합니다. 이 모임마다 꿀송이처럼 달콤한 말씀의 열매를 마음껏 맛보며,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는 은혜가 있기를 기대하 고 기도합니다.

신예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