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소복이 내려앉는 이 계절은 독서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입니다. 독서의 계절에 잘 어울리는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바로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S. 루이스의 글들을 엮은 『책 읽는 삶』(원제: The Reading Life)입니다. 이 책은 루이스가 평생에 걸쳐 남긴 에세이, 편지, 유명 저서들에서 독서와 문학에 관한 글들을 엄선하여 엮은 것으로, 2019년에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루이스는 “당대에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그리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이상적인 일과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 살에 존 밀턴의 『실낙원』을 읽었으며, 십 대 중반에는 고전과 현대작품들을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읽을 정도였습니다. 루이스에게 독서란 “고결한 소명이자 끝없는 만족의 출처” 였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인 독서가였던 루이스가 이 책에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루이스는 말합니다. “우리의 존재가 엄청나게 확장된 것은 작가들 덕분이다. 독서를 통해 나는 천의 인물이 되면서도 여전히 나로 남아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타인의 눈으로 보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낍니다. 루이스는 이것을 “일련의 창이자 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좁은 세계를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갑니다. 루이스의 고백과 같이 독서는 우리를 천 명의 사람이 되게 하면서도 여전히 우리 자신으로 남게 합니다. 특별히 루이스는 오래된 책, 즉 고전을 권합니다. 루이스는 늘 새로운 책을 읽은 후에는, 그 사이에 오래된 책 하나를 읽기 전까지는 다른 새 책을 읽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는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적 흐름이 우리를 휩쓸어 가지 않도록, 우리도 모르게 빠져 있는 오류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루이스는 고전을 사랑했고 무엇보다 고전 중의 고전인 성경을 가장 즐겨 읽고 묵상했습니다.
이 가을 『책 읽는 삶』과 함께 독서의 풍성한 세계로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좋은 책 한 권을 펼쳐보면 루이스가 말했듯이 “차 한 잔도 충분히 크지 않고, 책도 충분히 길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독서의 계절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은혜를 누리고,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영혼을 더 깊게 만들고, 하나님의 창조하신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을 책 읽는 삶으로 초대합니다.
협동 목사 이동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