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다리는 것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  이 말은 사회학습 이론의 대가인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 교수가 한 말입니다.  어른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관찰한 아이들이 그 행동을 따라하고 반복한다는 가정으로 ‘보보인형 실험’을 통해 그 명제를 확인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 앞에서는 맹물도 못 마신다’는 우리 격언과 일치하는 실험입니다. 어른인 모든 부모와 영적인 부모의 특권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조심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르치기 위해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참 무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더샘물의 언약가족의 부모들이 먼저 할 일은 가르치기 전에, 조심조심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기 전에, 먼저 주님께 배우고 살아내는 일입니다. 부모된 어른도 하나님 앞에서 아이입니다. 그래서 늘 먼저 주님께 배우는 일이 삶의 기쁨의 원천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때로 ‘아이가 어른의 거울’이 될 때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더샘물학교의 일상 한 조각을 나누겠습니다.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수업도 재미있어 하지만, 점심시간도 즐겁게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수업시간에도 집중으로 잘하고, 점심시간에도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던 1학년 아이가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하지 않던 행동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을 떠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말하려는 순간, 아이가 신이 나서 노래하듯이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와요.” 시계를 보았습니다. 엄마가 오실 시간이기는 한데 조금 이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이야. 교실에 가서 기다리자.”

“아니예요. 곧 엄마가 와요.”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눈이 커졌습니다.

“어, 엄마와 와요! 2층이예요. 3층…4층!” 아이가 기쁨이 묻은 말을 외치는 순간, 문이 열렸습니다. 엄마가 보였습니다.

“엄마다!”

아이는 만세를 부르며 소리쳤습니다. 그 광경은 마치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귀한 사람,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받은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내내 제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예상치 않은 시간에 배달된 택배처럼, 툭하고 질문이 떨어졌습니다.

“나는 누구를 기다리나? 내가 저토록 설레어 기다리는 사람이 있나?”

여러분은 누구를 기다리면서 사시나요? 이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이 우리를 구원하신 우리 모두의 아버지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언제인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으신 주님의 재림을 아이처럼 기다리고 계신가요? 사순절 Prayer 9을 하는 동안, 금식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담아냈으면, 그렇게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더샘물 언약가족 여러분, 힘을 내세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일상을 채워가세요. 주님이 살아 계십니다.

2019년 4월 5일

여러분과 함께 주님을 설레어 기다리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