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말은 조선 정조 때 문장가 유한준이 남긴 명언을 토대로 유홍준 교수님이 문화유산을 보는 자세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문화유산을 사랑하게 되면 그저 스쳐 지나갔던 건축물, 예술 작품, 혹은 역사적 유적들이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고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알게 되면, 더 이상 그 유산이 이전처럼 단순한 돌덩어리나 나무 조각으로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 안에 담긴 시대적 배경,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가치들이 비로소 우리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사랑을 하면 사람이든 사물이든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을 갖다 보면 더 알게 되고, 그러면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월 첫째 주일에 아이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마주한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설렘과 떨림으로 두근거렸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같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 살아온 환경과 경험의 폭이 너무 달라서 첫 만남이 어색했습니다. 어색함에 저는 뜻하지 않은 실수를 했고, 당황한 저를 보며 아이들은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라고 외쳤습니다. 처음 본 저를 유쾌하게 맞아준 이 아이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런 아이들을 생각하며 부족하지만 사랑으로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 사랑으로 아이들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존재로 자라게 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른 인지적 한계가 있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하나님 이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성장 과정 중에 있는 존재로 보면서 단지 미래에 이루어질  제대로 된(?) 하나님 이해를 준비해 주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태도가 아이들이 직접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주일마다 아이들에게 말씀으로 하나님에 관하여 가르치지만 그 가르침 안에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나님을 만나고, 예배하고, 하나님과 대화하며 그분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예배를 이끌어 가고자 합니다. 아이들의 입술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불려지고, 하나님을 예배하며 기도하며 그분과 관계 맺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러한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더샘물교회 부모님들께서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과 친밀해지고 그 관계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유년초등부 김영신 전도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