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샘물의 목장은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는 극장입니다
“우리 주변의 세상은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는 극장이다” -존 칼빈(John Calvin)
우리가 사는 일상에는 늘 생생한 소음으로 가득합니다.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배고픈 아이의 울음소리, 칭얼거리는 소리, 만족한 부모와 노는 아이의 옹알거리는 소리에서 시작된 사람의 소음은 더 큰 소리로 퍼져 나갑니다.
주저함과 억압, 망설임을 배운 아이들의 소리로, 한계를 모르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자신의 제한된 환경을 깨닫고 좌절하는 십대들의 몸부림치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라는 근본적인 환경을 뛰어넘는 꿈의 힘을 보여준 사람들의 기쁨을 숨길 수 없는 환호도 우리는 동시에 듣습니다. 반면 좌절의 과거가 가진 그 기억의 박물관에 매인 채, 아직도 과거를 현재형으로 사는 사람들의 고통과 신음의 깊고도 거친 고통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이것은 시장 어귀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늘 만나는 우리의 인생의 소리입니다.
이 인생은 그 삶의 자리가 어디이든, 고스란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극장입니다. 우리 삶의 파노라마와 그 소음 속에서 우리는 매일 봅니다. 우리 하나님이 그 예민한 손놀림으로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빚고 계시는 것을. 그리고 죽음의 냄새가 진동할수록 생명의 진통으로 새로 빚어진 사람들이 그 인생의 용광로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으로 빚어져 어느새 정제된 보석으로 다듬어져서 세상으로 보내 집니다. 부서진 인형같은 존재로 한다리로 서서 당당하고도 아름답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레나 마리아, 뇌성마비를 비관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평을 고백하는 시인 송명희, 23년 동안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몸을 잘 사용하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입은 화상에 모두 빼앗긴 이후에 오히려 하나님을 깊은 곳에서 만나 인생의 형상을 회복했다는 이지선…모두 하나님의 손에서 빚어진 보석들입니다.
권문영,백향숙,김경자,김동현,김현주,김봉가,김지혜,김연석,박세진,김태희,김선경,손대원,원미랑,신효섭,이지연,유기남,이혜경,정태열,방현정,정한승,문찬수,조성완,이화영,한동수,김미정,한지영……
이들은 평범한 이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어느 길모퉁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는 깊은 의미를 가진 특별한 이름들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친히 만나시고, 오늘도 그 손으로 빚으시는 창조의 용광로 안에서 걸작으로 다듬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더샘물 목장의 목자들의 이름입니다. 목장모임은 우리를 새로운 만남으로 이끌어줍니다. 우리는 목장 안에서 사람들과 만납니다. 평범하지만 하나님이 빚으시는 인생들과 만납니다. 그래서 늘 만났지만 그 익숙함 속에서 복음이 빚은 새로운 사람들이 되어 서로를 만날 것입니다. 다가오는 여름만큼, 더 뜨겁게 더 깊은 그릇으로 하나님이 빚으실 것입니다.
목장에 함께 하는 식구로 초대된 여러분도 하나님이 특별하게 빚으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소원이 있습니다. 우리를 그 인생을 빚으시는, 하나님을 드러내는 극장으로 임대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바로 그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극장이기 때문입니다. 목장의 상반기 모임이 끝나갑니다. 가정에서 모이는 하반기 목장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극장의 개관을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여러분의 인생을.
2018년 6월 15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극장의 개관을 기다리며,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