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의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북클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최근에는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읽었습니다. 소설 속 주요 인물인 ‘노아’는 정체성 문제로 깊은 고뇌를 겪습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현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은 노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그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괴로워하다 결국 가족을 떠나게 됩니다. 이 장면을 보며 정체성이 무엇이기에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힘들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정체성’의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정체성이란 ‘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는 성질, 혹은 그 성질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를 뜻한다고 합니다. 결국 정체성은 내가 어떤 환경에 있든, 어떤 평가를 받든 흔들리지 않고 붙들 수 있는 ‘나의 근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첫째 아이에게 “너는 누구야?”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나지”라고 말했고, 곧이어 “하나님이 축복해주신, 천국에서 영원히 사는 사람이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앞으로도 하나님 안에서의 자기 정체성 고백이 더욱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부터 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함께 성경을 읽고 가정예배를 드리며, “우리 가정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사랑받는 가정”이라는 분명한 방향을 아이들의 마음에 심어 주려 합니다.

초대교회가 심한 박해를 받던 시기에 사도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베드로는 어려움 속에 있던 성도들을 향해, 그들의 상황이나 처지가 아니라 ‘그들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격려합니다. 그들의 정체성은 분명히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 모습도 돌아봅니다. 과연 나는 자녀들이 보고 배울 수 있을 만큼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넘어지기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며, 다른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 속에서도 근본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은혜로 받은 선물입니다.

요즘 우리는 ‘정체성 혼란’, ‘정체성 논란’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더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은 더 깊이 뿌리내리고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변하지 않는 본질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고백 위에 있기를, 그 고백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분명히 살아 있기를 소망합니다.

                                                                                                                                                                                                        신예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