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설날이면 새로 마련한 옷, 설빔을 입었죠. 아이들은 새 옷을 입고 어른들께 세배하며 덕담과 세뱃돈을 받았습니다. 새 옷을 입으면서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도록 했지요. 모처럼 새 옷을 입은 아이는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흙먼지를 뒤집어쓰던 때와는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을까요? 행여나 옷이 더러워질까 봐 조심하며 움직였겠죠. 상상해보니 참 귀여웠을 것 같습니다. 새 옷처럼 자연스레 새 마음으로 시작하는 새해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신자인 우리들은 여기에 더하여 그리스도빔을 입고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도빔은 제가 지은 말입니다. 사실 옷은 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입니다. 하나님은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고, 더러운 옷을 입은 제사장 여호수아에게 아름다운 옷을 입히겠다고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사도 바울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은 자’라고 말합니다.

어떤 옷일까요? 죄로 인해 더러워진 우리가 죄책감과 수치로 고개 숙이고 있을 때 입히신 용서의 옷입니다. 사탄의 고발에도 우리를 감싸 주신 사랑의 옷입니다. 스스로 벗지 못하는 무력한 우리에게 친히 입혀 주심으로써 보여주신 의의 옷입니다. 하나님께서 입혀 주신 여러분들의 옷은 지금 어떤가요? 지난 한 해를 지나는 동안 더러워지지는 않았나요? 제 옷은 많이 더러워졌습니다. 때로는 가족 앞에서, 때로는 동역자 앞에서 부끄러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리스도로 거듭난 자녀이고 저의 정체성과 구원은 유효합니다. 그래도 더러워진 옷은 빨아야겠죠. 깨끗하게 해 봤자 다시 더러워진다고 해서 옷을 빨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완전하지 않은 나, 매번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고 죄를 뒤집어 쓰고 있는 나에게 실망스러울지라도 다시 깨끗한 옷을 입읍시다.

지난주 유아유치부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받았어요’를 배우며 예수님 모습의 세탁기로 옷을 빠는 공과를 했습니다. 예수님 세탁기라니 다소 어색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고, 아이들은 즐겁게 종이 세탁기를 빙글빙글 돌리며 깨끗해진 옷을 만들었습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지울 수 없는 죄의 옷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만 깨끗해집니다.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계7:14).” 우리를 깨끗케 하시는 예수님 앞에 다시 서길 원합니다. 더러워진 자신이 보기 싫더라도 빛 앞으로 나아갑시다. 그러면 우리를 긍휼과 사랑으로 바라보시며 눈보다 더 흰 옷으로 입히시는 주님을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눈빛과 손길이 올 한 해를 새롭게 다짐하고 실천할 수 있게 인도해 줄 것입니다. 설빔을 입고 새 마음가짐으로 걸었을 아이처럼 그리스도빔을 입고 새해를 시작하길 소망합니다.

유아유치부 김주희 전도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