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가을, 들녘마다 황금빛 곡식이 고개를 숙이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묻는 계절입 니다. “올 한 해, 당신은 어떤 감사의 열매를 맺었나요?” 감사는 단순히 ‘감사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알아보는 눈, 그리고 그 은혜를 기쁨으로 고백하는 마음의 습관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자연스럽게 길러 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본을 보고, 함께 나누며, 마음에 새겨질 때 비로소 자라납 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을 맞아 유년초등부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감사노트”라는 특별한 활동을 3주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하루에 두 가지 씩 감사한 일을 기록하고, 그 아래에 부모님의 감사 제목을 함께 적어보는 활동입니 다. 그리고 매주 주일마다 아이들이 감사노트를 들고 와서 반 친구들과 함께 한 주 간의 감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전도사님, 저 감 사노트를 다 썼어요!” 하며 이야기하던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쁘던지요. 그 말 속 에는 스스로 감사를 찾아보려는 노력과, 하루하루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려고 애쓴 흔적이 담겨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마음껏 칭찬해주었습니다. “와! 정말 일주일 동안 감사한 일들을 많이 적었구나!” 그때 아이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 는 감사의 씨앗이 조용히 싹트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감사노트는 단순한 숙제 가 아닙니다. 그건 가정 안에 하나님을 모시는 시간표입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함께 웃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감사를 적는 그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신앙을 배 우고,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감사는 그렇게 부모와 아이를 잇 는 다리가 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살전 5:18).”
감사는 상황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기 때문에 드리 는 고백입니다. 아이들이 아직 인생의 풍랑을 모를 때, 그 마음에 감사의 씨앗을 심 어주는 일은 세상 그 어떤 교육보다 귀한 신앙의 유산입니다. 이번 3주 동안 감사노 트를 통해 가정마다 감사의 향기가 퍼지길 바랍니다. 식탁 위의 따뜻한 밥 한 그릇 에도, 서로를 향한 미소 한 번에도,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가정은 이미 감사의 제단이 될 것입니다. 올해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입술과 마음, 그 리고 가정마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열매가 풍성히 맺히길 기도합니다.
유년초등부 전도사 김영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