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화려한 트리 조명 장식이 가득한 공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어둡고 추운 겨울밤을 환하게 비추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는 우리의 마음을 꽉 차오르게 합니다. 성탄나무는 기독교의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힘을 주었습니다. 12월에 함께 나눌 그림책은 미국의 산골 작은 마을에서 성탄절을 위해 루시 가족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에 있는 파인그로브 마을에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전통이 있습니다. 매년 돌아가며 한 가족이 대표하여 크리스마스트리를 마을에 기부하고, 그 집의 아이가 성탄절 성극에서 천사 역할을 합니다. 올해는 루시 가족의 차례입니다. 봄이 되자 아빠는 루시를 데리고 함께 용기 있는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험한 산에 자라는 전나무를 찾습니다. 루시가 직접 머리끈으로 고른 나무에 묶어 표시해 둡니다. 루시는 아빠와 함께 험한 산을 오르는 동안 용기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그 후로 루시는 아빠의 말들을 마음에 소중히 품고 진정한 용기를 발휘할 날을 기다립니다. 여름에 아빠는 바다 건너 전쟁터로 떠나 엄마와 루시는 단 둘이 남겨졌지만 위축되지 않습니다. 돈이 없어 가난해도 직접 텃밭을 일구어 먹으며 밝고 씩씩하게 살아갑니다. 루시는 아빠에게 배웠던 용기를 실제 삶으로 어떻게 살아내는지 엄마를 통해 봅니다. 루시는 매일 기도합니다. “크리스마스엔 아빠가 돌아오게 해 주세요. 그리고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한테 인형 선물 받게 해 주세요.”

겨울에도 아빠는 오지 않았지만 루시와 엄마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을과 맺은 성탄나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루시는 엄마와 함께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여 깜깜한 밤에 험한 산을 오르고, 마침내 자신의 리본이 묶인 전나무를 베어옵니다. 엄마는 밤새워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로 루시의 천사 옷과 천사 인형을 만듭니다. 다음날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엄마가 만든 드레스를 입고 천사 역할을 하는 루시는 가슴은 얼마나 벅찼을까요? 용기를 심어준 아빠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인내와 사랑을 보여준 엄마. 루시에게 이 날의 기억은 살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풍랑도 넉넉히 이겨낼 만한 큰 원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사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루시가 아니라 훗날 루시의 손녀입니다. 가족은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트리를 장식하는데, 루시 엄마가 웨딩드레스로 만들어준 천사 인형을 트리 꼭대기에 올려놓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할머니가 된 루시가 전해주는 천사 인형의 비하인드 스토리지요.

성탄절 가족 전통 속에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별히 성탄절을 중심으로 믿음의 전통을 세우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루시 가족의 특별한 전통은 인내와 용기, 신앙과 섬김이 세대와 세대 간을 이어 흘러가게 합니다. 세상에 가려진 크리스마스 문화가 아니라 신앙의 눈으로 성탄절을 바라보며, 우리 가족 만의 성탄문화를 세우면 좋겠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그날을 기다리는 신앙입니다. 이 기다림을 성탄절기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가족 안에서 사랑을 나누며, 인내와, 용기, 섬김을 배우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루시가 엄마 아빠를 통해 삶에서 배웠고, 또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 손녀에게 보여줬던 것처럼, 더샘물의 모든 가정도 아름다운 신앙과 미덕이 세대 간에 전수되는 성탄절 가족 문화가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눅 2:14)

박혜련 전도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