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라는 단어를 새삼스레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간결한 단어의 뜻이 참 정겹고 포근합니다. “고맙게 여김!” 오늘은 하나님께 이 단어를 통해 주님을 향한 진실한 고마움의 마음을 고백하는 주일입니다. 딱딱하게 굳은 마음이, 분주한 일상이, 환경과 상황에 치여 피폐해진 마음이, 그리고 걱정과 염려의 무게에 눌려 그 ‘고마움’을 보지 못했다면, 우리 안에 이 마음이 회복되는 주일이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 연약함은 주님께 감사의 고백을 드림에도 주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 안에 오셔서 주를 향한 사랑으로 감사의 고백을 드릴 수 있도록 이 연약함들을 도와주세요.”
우리는 이렇게 갈망합니다. 우리의 연약함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임재와 그 임재 안에서의 풍성한 교제를. 그리고 때때로 흔들리지만, 우리의 믿음이 진실하기를요. 그래서 다시 또 갈망합니다. 더욱 가까이 하나님과 함께 하기를. 함께해도….. 함께해도….. 우리는 더욱 하나님과 가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 바람을 예수님은 이미 아셨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가 끝날 때까지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마 28:20, 메시지성경).”라고 말씀하십니다. 때때로 둔감해진 우리가 하나님을 느낄 수 없어도 성경이 안내하고 있는 진리가 그것을 증언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마치 눈에 보이는 하나님처럼 지금, 현재 우리 가까이에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이 친밀한 관계를 누리게 될 때 우리는 샘솟는 감사의 이유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믿음의 뿌리 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든 일에 감사하며(살전 5:18a)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분투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불신을요. 믿음을 흔들어 하나님을 향한 불만과 원망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하려는 영적인 공격에 민감함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하나님을 기뻐하는 일, 하나님을 기뻐하는 사랑으로 감사의 보석을 발견하는 일, 이것은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구체적인 현실의 행복입니다. 우리 모두가 굳건한 믿음의 터 위에서 이 행복을 누림으로 힘을 얻게 되길 기도합니다.
본회퍼는 이렇게 말합니다. “감사는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인간 심성의 자연스러운 소산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는 배우고 연습해야 합니다.” 우리의 남은 삶을 원망과 불신으로 허비하지 않기 위해 하나님을 더욱 사랑함으로 감사를 배우고 연습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삼위 하나님을 향한 고마움의 마음이 진실하게 그리고 소소한 구체적인 것들을 통해 고백되길 소망합니다.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입니다. 두려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으로 우리의 깊은 내면을 만드셨고 어머니의 태에서 우리를 조성하셨습니다(시 139:13).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이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삶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어제보다 오늘 더 하나님을 사랑하고자 하는 그 갈망함이 우리 안에 넘쳐나길 축복합니다. 아침을 여는 마음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감사의 언어이길 축복합니다.
늦가을 추수감사주일을 준비하며,
김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