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제가 교회에 첫 발을 내디뎠던 때가 기억납니다. 눈이 오는 날 사촌 누님을 따라 교회 문 앞까지 갔습니다. 누님은 저를 문 앞에 두고 그 빨간 벽돌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선뜻한 빨간 벽돌들의 무늬를 따라 시선은 위를 향했습니다. 올려 다 본 높은 종탑에서는 겨울 추위에 얼어붙은 소리들이 함박 눈꽃이 되어 내리며 멀리멀리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지나 나온 누님은 크림빵을 제 손에 쥐여 주며 하얗게 웃으셨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처음 교회를 만났습니다. 시나브로 유년 시절과 십 대를 거쳐 청년의 때, 문화가 아닌 복음을 통하여 예수를 만났습니다. 하얀 크림빵도, 성탄의 분위기도, 아름다운 건물도 변화시킬 수 없었던 인생을 복음이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저를 위해 수많은 날들을 기도했던 교회 선배를 통해 복음을 들었습니다. 성경의 단순한 논리는 저를 예수 앞에 굴복시켰습니다. 네 시간을 대화한 끝에 제가 인정한 복음의 출입구는 요한일서 5장-12절이었습니다.

“그 증언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는 것과, 바로 이 생명은 그 아들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아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고, 하나님의 아들을 모시고 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이전에 저를 사로잡았던 것들- 술, 담배, 낡은 생각, 오래된 낡은 습관들과 결별했습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예수는 생명을 주시는 유일한 하나님의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제 생애를 바꿨고, 저는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돌아보니,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복음을 사모하고, 복음을 위해 살고자 거룩한 열망을 가진 많은 분들이 평범한 자리에서 비범한 삶을 사셨습니다. 그분들은 묵묵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렇게 교회와 복음을 알았고, 부족한 삶은 예수 없이 설명이 불가능한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진정한 교회는 복음을 담은 교회입니다. 주께서 기뻐하시는 인생은 복음을 알고, 복음에 헌신하는 인생입니다. 진정한 교회의 꿈, 인생을 구원하여 제자 삼는 더샘물교회의 걸음이 7년이 되었습니다. 가정이 회복되고, 다음세대에게 믿음을 계승하는 일,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여 제자 삼는 일을 향하여 우리는 길을 걸었고,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며 기념할 일이 있다면, 세상에 예수를 주는 일입니다. 이 세대와 다음세대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구원하여 그를 붙드시는 예수를 만나게 하는 일입니다. 누군가의 기도가, 누군가의 만남이 우리를 오늘 이 교회의 자리에 있게 한 것처럼, 이제 우리가 예수를 만나게 하는 인생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대의 한 사람, 한 가정, 다음 세대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세상의 끝인 가까운 이웃들에게 절망을 소망으로 바꾸는 복음을 전해주며 복을 빌어야 합니다. 그 인생에 우리가 가진 소망의 이유를 손에 꼭 쥐여 주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귀한 성도의 삶이 서로 이어져 예수를 생각나게 하고, 예수로 살게 하는 교회, 더샘물교회가 목적하고 기념할 일입니다.

여러분을 그리워하며 창립 7주년을 함께 맞이하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