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은 어느 날 우연히 렘브란트의 작품 <탕자의 귀향>을 만났습니다. 렘브란트의 그림은 그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그의 저서 『탕자의 귀향』이 집필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렘브란트의 그림과 헨리 나우웬의 깊은 영성을 통해 저는 누가복음 15장 11절에서 32절의 말씀을 새롭게 만났습니다. 낮은 자존감과 자책,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만, 그 사랑만큼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늘 움츠려 있던 여린 가슴이 아버지 하나님의 위로를 만나고 그 따뜻한 두 손의 품을 만났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맑은 성찰을 통해 나 자신의 어그러진 모습을 만나고… 또 만나고… 더 가까이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해 저는 아버지의 사랑을 누렸습니다.  

 그 사랑을 2024년 여름, 함께 누립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억에 에스더서와 함께한 이 한 계절이 깊게 새겨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성경학교를 준비하며 열 장의 에스더서를 나누어 읽고 묵상하고 그 말씀 위에 함께 기도했던 시간이 선생님들의 인생에 행복한 기억으로 간직되길 소망합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 여름 함께 흘린 땀방울이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임을 말합니다. 그저 미소를 짓지만, 그 안에 서로를 향한 응원이 가득함을 느낍니다. “이 여름,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요. 함께 힘내요!” 우리가 힘내어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 우린 서로 통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누리는 기쁨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그렇습니다. 에스더서를 만난 이 여름, 오스왈드 챔버스의 책에 기록된 바울의 고백을 빌려와 우리는 “최상의 주님께 우리의 최선을 드린” 시간이었습니다. “의지의 항복”이라는 표현처럼 순종함으로 “오직 그분을 위해, 오직 그분을 위해 살기를” 작은 몸짓으로 함께 고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행복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인생에 이 귀한 만남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이 에스더서를 만나고 아이들은 선생님들을 통해 에스더서를 누리고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고아였던 에스더 뒤에서 왕후 에스더까지, 한 소녀의 인생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손을 만났습니다. 모르드개 뒤에서, 하만의 악한 계략을 반전의 드라마로 만드신 공의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바빌로니아의 포로였던 힘없는 유다 민족을 세세한 계획으로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품을 만났습니다. 이 만남이 깊고 길게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새겨지길 소망합니다. 인생의 계절마다 보이지 않는 이 하나님의 손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않길 소망합니다. 인생에서 하만과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때, 권력을 휘두르는 아하수에로 왕과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다 민족을 말살시키려 했던 상황과 같은 일들을 만나게 될 때, 우리를 완벽하게 지키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길 소망합니다. “내가 여기 있어. 널 위해 지금 일하고 있어.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 에스더서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그 큰소리가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닿길 소망합니다. 그 진리를 만난 이 여름, 하나님의 다음 세대로 인생의 긴 경주를 믿음으로 완주하는 우리 아이들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유년초등부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통해 행복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김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