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산 사람으로 산다는 것
선생(先生). 직역하면 ‘먼저 산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살아온 생애가 고단했을지, 즐거움의 연속이었을지, 뒤따르는 아이가 알 수는 없으나 먼저 만들어 온 삶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 그게 기쁨이었든, 슬픔이었든 살아온 날들이 가르침이 되는 사람이 선생입니다.
주일학교 선생(先生). 예수 복음을 만난 후, 예수로 해석된 기쁨과 슬픔의 생애를 지고 먼저 살아온 사람, 그 복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가르치는 사람이 선생입니다. 어린아이의 현재를 보면서 그 아이의 십 년, 이십 년을 오늘로 미리 가져와 그 희망에 기대어 현재를 예수가 주인 되시는 시간을 살게 하고 미래로 인도하는 사람이 주일학교 선생입니다. 너무 거창했나요? 그토록 힘이 센 사람, 아이가 나이 들어 이름과 모습을 잊는다 해도, 그가 전해준 성경과 그 진리의 세계의 생생함으로 살아가는 특권을 받은 사람이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교육관도, 분반할 교실도 없었던 유년시절을 기억합니다. 교회 본당 장의자에 빽빽하게 앉아,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성경이야기는 오늘도 또렷하게 현재형입니다. 엘리야를 데려가시는 하나님, 승천하는 엘리야의 불 병거, 그 이야기를 전하시며 불을 뿜던 선생님의 음성은 오늘 저를 예수께 이끈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저는 그 선생님의 학력도, 경력도, 신앙의 정도도 알지 못합니다. 하나 분명한 건, 그분의 삶을 통과한 말씀이 뜨거웠다는 겁니다. 그 진리를 가르치던 선생님의 모습은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시는구나’ 알게 했습니다. 나중에 예수를 영접한 후, 그런 주일학교 교사가 되기를 꿈꾸었고, 가르치고 인도하기에 부족했던 수많은 날 동안, 기도와 겸손 그리고 복음으로 인한 담대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더샘물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 노고가 공동체의 자녀들의 현재를 채워 믿음의 미래로 안내할 것입니다. 매주 만날 때마다, 아이들이 진리로 자라 가도록 선생님을 강건하게 세우시고, 선생님의 인생을 통과한 복음이 아이들의 생애를 진리의 말씀으로 인도하시고 믿음으로 성장하도록 중보 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노고에 교회를 대표해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도의 눈물을 닦으실 손수건, 예배로 향하는 발걸음을 위한 덧신 그리고 믿음계승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목소리를 위한 민트 캔디에 그 고마움을 다 담을 수 없지만, 준비한 마음엔 큰 고마움과 공동체 자녀들을 공동 양육하는 동지애를 가득 담겼습니다. 선생님, 공동체의 비전인 믿음계승 사역의 최전선에서 한 마음으로 섬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땅히 걸어야 할 그 길을 아이에게 가르쳐라. 그러면 늙어서도 그 길을 떠나지 않는다(잠 22:6).”
2024년 교사주일에 감사의 마을을 담아,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