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사랑을 지키세요

바둑 좋아하시는 분들 있으시죠? 바둑에는 아마추어 바둑과 프로 바둑이 있습니다. 저도 잘 알지는 못합니다. 20대 한때, 바둑에 빠졌다가 그 이후는 둔 적이 없습니다. 몇 년 전, 바둑을 소재로 한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도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바둑으로 인생을 읽어보려는 시도가 여기저기 있는 모양입니다.

프로 바둑만 살피자면, 바둑은 실력을 9등분을 해서 초단부터 9단까지 나눕니다. 각 단계의 별칭이 있습니다. 초단은 수졸(守拙)이고, 약우(若愚), 투력(鬪力), 소교(小巧), 용지(用智), 통유(通幽), 구체(具體), 좌조(坐照)를 거쳐 9단, 입신(入神)에 이르게 됩니다. 바둑의 기예가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입니다. 신의 경지라니, 비유라도 놀라운 표현입니다. 그런데 초단의 별칭에 눈이 머뭅니다. 수졸(守拙)입니다. 한자로 지킬 ‘수’, 졸할 ‘졸’ 자를 씁니다. ‘졸렬하게 지킨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실력은 얕잡아 볼 수준이 아닙니다. 수졸은 ‘졸렬’보다는 ‘지킨다’는 것에 강조가 있습니다.

신앙도 수졸(守拙)이면 프로입니다. 센 겁니다. 이 분주한 세상에서 신앙 그 자체를 지키는 것은 결코 약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은 이후, 주님의 목적으로 믿음의 과정을 살아갑니다. 신자로 훈련되고, 예수제자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그 믿음은 주님의 은혜, 복음에 담긴 그 약속을 따라 자신을 지키는 데서 시작합니다. 믿음의 초단도 실력이 센 것입니다. 매일 믿음을 지켜 내는 것입니다. 잠언 4장 23절은 말합니다.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사는 것, 복상의 기쁨을 누리는 것, 진심으로 예배하는 것, 마음이 방황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자리를 먼저 꿋꿋이 지키는 것,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 꿋꿋하게 걷는 것, 기도하며 주님을 의지하는 것, 매일 독서하는 것, 성경을 읽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기준으로 힘을 내어 살고, 또 누군가를 예수의 마음으로 섬기게 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읽는다”는 전도자 D.L. 무디의 말처럼, 매일 규칙적으로 말씀과 기도에 매여 사는 일상은 우리를 하나님이 파송하신 일상과 일터에서 성실하게 자기 몫을 감당하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믿음의 수졸(守拙) – 믿음을 지키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제 봄학기 작은목자훈련이 막바지입니다. 이미 마친 분들도 있고, 시작을 기다리는 마지막 훈련반도 있습니다. 믿음의 삶을 지키는 훈련 안에서 성장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또 믿음과 사랑을 지키는 아름다운 일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내게 들은 대로, 그대의 일 –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린 믿음과 사랑 -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 일은, 그대가 처음 내게서 들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옳은 일입니다.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께서 그대에게 맡겨 주신 것이니, 이 귀한 것을 잘 지키십시오.” [딤후 1:13-14, 메시지성경]

여러분과 믿음의 여정을 함께 걷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