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믿는 게 아니라 주님을 믿기에 웃습니다
더샘물교회가 가정교회운동, 믿음계승운동, 선교운동을 설립비전으로 시작한 지 벌써 5년 째가 되었습니다. 가정교회운동의 최전선에서 섬기는 분들이 목자입니다. 귀한 모범이 되어 주시고, 섬김으로 목원들을 세워 오신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목자가 되실 때, 제가 종종 농담을 합니다. “목자님, 쌤통입니다.” 목자님이 되물으십니다. “왜요?” “목사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셔서 반가워서 표현한 반어법(反語法)입니다.”
목자님들은 가정교회의 목회자입니다. 목원들의 영적인 복리를 위해 기도하고, 권면하고, 섬기며 함께 삽니다. 함께 울고 웃습니다(롬12:5). 웃을 일도 많지만, 울 일도 참 많습니다. 목원의 삶이 속상해서 울고, 자라지 않아서 울고, 목원의 병든 몸 때문에 울고, 상한 맘 때문에 또 웁니다. 그 때마다 얼마나 무능력한 존재인지 알기에 주님께 나아가 울고 또 웁니다. 주께서 응답하시길 기다리면서 목원 앞에선 햇살처럼 웃습니다. 우리를 믿는 게 아니라 주님을 믿기에 웃습니다. 웃을 날 주시고, 주님의 약속을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 이루어 가시는 예수 때문에 미리 믿음으로 가불해서 웃습니다. 목자의 자리는 그렇게 울고 웃으며 주님의 마음을 배워가는 자리입니다.
또 제가 목자님들께 종종 이런 농담도 합니다. “목자의 특권을 누리게 되신 걸 축하합니다.” 목자님이 되물으십니다. “무슨 특권인데요?” “상처받을 특권입니다.”
목자님으로 사역한다는 건 상처받는다는 뜻입니다. 목원을 사랑하기에 그의 상처까지 감당하고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우리 예수님이 하신 일이니 쉬울까요? 쉬우면 목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목원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다가 먼저 자라는 자리입니다. 주님의 목회를 배워가는 자리입니다. 예수님이 상처받으시고 팔 벌려 우리를 십자가에서 ‘이만큼 사랑한다’하신 모범을 따라 사랑을 배워가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결코 손해보는 자리가 아닙니다. 주님의 사랑을 먼저 누리고 먼저 깊어지고 먼저 자라는 자리입니다. 더샘물목자님들을 주께서 목자로 세우신 이유는 목자님들의 명성과 힘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를 의지할 줄 아는 힘 때문입니다. 그 약함 때문입니다. 목자님들이 앞서 걸으며 더 약해지시길 기도합니다. 주의 위대하심 나타내는 더 작은 자로 일상을 사시길 간구합니다. 그것이 섬기는 자에게 먼저 주시는 지극한 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참 목자 되신 예수님이 주신 약속을 따라 목자의 길을 가는 목자님들의 섬김에, 그 인생의 믿음경주에 교회를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선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그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린다.”(요10:14-15)
2022년 목자주일에,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