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샘물 주일학교 선생님, 감사합니다

먼저 난 사람. ‘선생(先生)’을 풀어 쓰면 먼저 난 사람입니다. 어린 자녀세대보다 먼저 태어나 먼저 배우고 먼저 살아간 사람입니다. 하지만 먼저 태어났다고 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자리에 서는 것은 아닙니다. 부족하지만 다음세대를 마음에 품은 사람, 먼저 태어나 살면서 하나님이 아니면 인생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해서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먼저 나가는 법을 배운 사람, 그러면서 부족해도 함께 뒹굴며 다음세대에게 귀 기울이고 말하면서 가르쳐야 하는 자리에 어느덧 세워진 사람, 먼저 배우지 않으면 가르칠 수 없다고 고백하며 그리스도를 배우기를 사모하고, 그러다가 자주 넘어져 보았고, 일어서는 용기까지 주께 얻은 사람, 남의 부족함을 조용히 함께 채우면서 기도의 자리에 나아간 사람이 선생님입니다.

믿음의 법칙은 분명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납니다(fides ex auditu). 먼저 그리스도를 배운 사람이 진리와 생명에 대하여 다음세대에게 들려주어야 합니다. 다음세대의 믿음은 그렇게 씨가 심겨 자랍니다. 교사는 진리를 삶에 담아서 들려주는 사람입니다. 성경의 드라마를 생생한 이야기로 가슴에 담아내고 그 소리를 인생을 통과한 고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교사입니다. 저는 저를 가르쳐 주신 주일학교 선생님의 성함도, 얼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시절에는 교실이 부족해서 주일학교 아이들을 본당 긴 의자에 앉혀 놓고 선생님은 홀로 서서 사자후 (獅子吼)를 토하시곤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개를 들면 선생님의 입에서 이슬이 내리거나, 소나기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가르쳐 주셨던 성경이야기는 너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엘리야와 불병거’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불이 붙은 병거를 타고 하늘을 오르는 엘리야를 상상했던 일은 하나님과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에 대한 경외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기억이 저를 훗날 신앙의 자리로 이끈 하나의 끈이었습니다.

오늘 선생님이 기도로 심은 말씀 하나가 그 어린 인생을 믿음의 거목으로 키울 것입니다. 평생 먼저 나서,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살게 된 기쁨의 자리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모든 성도님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선생님이 많이 나오는 교회, 믿음계승사역이 왕성한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주시고, 그 선생님이 그치지 않는 교회가 세워지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일학교 선생님이 계셔서 이 믿음의 법칙이 계승의 열매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 귀한 자리에서 묵묵히 기도하시며 삶의 본으로 다음세대에 믿음을 계승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교회를 대표해서 마음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영아부) 박미숙사모님, 원미랑선생님, 신예은선생님, 문찬수선생님, 전혜진선생님, 유아유치부 김주희전도사님, 이정환선생님, 김현지선생님, 양은영선생님, 봉성문선생님, 엄다정선생님, 이영주선생님, 조수영선생님, 유희경선생님, (유년초등부) 김현전도사님, 김미정선생님, 한지영선생님, 한채현선생님, 정유진선생님, 양근승선생님, 노명균선생님, 백효영선생님, 김종민선생님, 홍경은선생님, 조준희선생님, (중고등부) 조대섭목사님, 정한승선생님, 이민지선생님, 이은재선생님, 권다은선생님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한 사람은 별처럼 영원히 빛날 것이다” (다니엘서 12장3절)

2021년 5월 16일,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