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명약을 전하는 믿음의 부모
높이 0.5미터, 회전날개 길이 1.2미터, 무게 1.8kg에 불과한 초소형 헬기. 그 이름은 ‘인저뉴어티 (Ingenuity,창의력)’입니다. 이 작은 헬기를 개발하는데 들어간 돈은 8,500만달러(약 950억원)입니다. 지난 4월 19일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화성에서 처음 시험비행에 성공했습니다. 3미터를 수직으로 날아올라 30초간 제자리 비행이 이뤄졌고, 총 비행시간은 39초였습니다. 현재는 5차 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게 대단한 일일까요? 공기가 희박한 화성대기에서는 비행이 어렵다고 합니다. 화성중력은 지구의 1/3로 낮지만 대기밀도는 지구의 1%에 불과해서 공기의 힘으로 양력(물체를 띄우는 힘)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화성에서 비행하려면 지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개를 돌려야 양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저뉴어티는 상하의 두 날개로 1분에 2,537회 회전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이 속도는 지구의 헬기 날개보다 5배 빠른 속도입니다. 알고 보니 대단한 일입니다. NASA의 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 주변의 최고기온은 영하22도, 최저기온은 영하83도라고 합니다. 인류는 화성이라는 얼음 땅에서 희망을 채굴하고, 희망을 시험비행하고 있습니다. 그 작은 헬기에 1000억 가까운 돈을 쏟아붓는 이유도 희망 때문입니다.
어버이주일에 화성까지 날려보낸 희망의 시도를 떠올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부모는 자녀들이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내주신 희망의 창문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어려울 때도 꿋꿋이 견디며 희망을 채굴하는 사람입니다. 영화 [인생을 아름다워]의 아버지는 전쟁을 즐거운 게임으로 바꾸어 아들의 일상 모든 곳에 희망의 기쁨을 뿌려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채굴한 희망은 자녀를 살게 했습니다.
희망은 어려움을 살아내는 명약입니다. 희망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을 희망의 명약으로 만들도록 부름 받은 이가 부모입니다. 믿음의 부모는 희망의 명약을 자녀에게 줍니다. 하나님을 알게 합니다. 아들을 이단과 방탕한 삶에서 건진 성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는 유명합니다. 모니카는 교부 암브로시우스의 권면에 힘입어 기도했습니다. “오직 기도하십시오. 기도하는 자의 자식은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자녀를 인생의 목적과 만나게 합니다. 부모는 절망들의 틈 사이에서 손톱만한 희망도 길러 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먼저 누리는 사람입니다. 부모의 기도는 눈물 길, 눈 물길이 되어 자녀가 살 희망으로 하나님을 따라 인생을 항해하게 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 부모세대가 그렇게 자녀인생의 길을 열었습니다. 눈부시고 치열한 성실함으로 생애를 살아오신 부모님, 이제 그보다 더 치열하지만 조용한 기도로 사시는 부모님을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희망을 주시려 먼저 주께 희망을 둔 인생을 경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겸손하게 주님께 드렸던 온 마음의 기도에 감사합니다. 그 기도를 통해 온 희망이 우리 현실이 되어 살았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에게 어려움을 살아내는 복음의 통로인 모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부모님의 가슴에 카네이션보다 더 향기롭게, 자녀들의 믿음의 삶이 희망의 꽃처럼 날아오르기를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2021년 어버이주일에,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