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생애로 가르칠 것

어린이주일을 맞아 어린 자녀를 어떻게 믿음으로 양육할까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선조들도 어린 자녀들의 양육을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통 양육법이 단동십훈입니다. 말과 행동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자녀에게 몸짓놀이를 가르쳤습니다. 단동십훈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가 아이들에게 알려주던 까꿍, 짝짜꿍, 곤지곤지, 잼잼, 도리도리 같은 열 가지 동작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무심한 의성어같은 몸짓을 우주적인 이치로 연결했습니다. ‘까꿍’은 한자로 각궁(覺窮)인데 깨달을 ‘각’과 다할 ‘궁’입니다. 뜻은 ‘하늘의 도리를 온전히 깨달으라는 뜻입니다. ‘짝짜꿍’은 한자로 작작궁(作作弓)인데, ‘삶의 이치를 깨닫는 기쁨을 손뼉치며 노래하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곤지곤지’는 한자로 곤지곤지(坤地坤地)는 땅 ’곤’과 땅 ‘지’로 표기하는데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손 손바닥을 찧는 동작을 하면서 하늘(오른손)의 이치를 알면 사람과 만물이 사는 땅(왼손)의 이치도 알게 되어 하늘과 땅의 무궁무진한 조화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흔히 ‘잼잼’으로 알려진 지암지암(持闇持闇)은 가질 ‘지’ 숨을 ‘암’인데 두 손을 앞으로 내놓고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면서 ‘깊은 진리는 금방 깨달을 수 없으니 두고두고 헤아려 깨달으라’는뜻이 담겨있습니다. ‘도리도리(道理道理)’는 ‘하늘과 땅의 만물이 무궁무진한 하늘의 도리로 생겨나듯, 너도 하늘의 도리로 태어났음을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선조들이 어린 아이의 작은 일상의 의미 하나하나를 단순한 표어와 음악적인 리듬을 사용해서 알려주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다음 세대에게 전하려던 것은 조화로운 삶이었습니다.

 

성경은 신자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법을 안내합니다. “이스라엘은 들으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십니다. 당신들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신6:4-5)

이 말씀은 “들으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인 “쉐마”(Shema)로 불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문으로 들어올 때나 나갈 때나 이 말씀을 기억하고 이 말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습니다. 이 말씀을 집의 문설주와 문에 써 놓았습니다. 나중에는 쉐마의 처음 두 문단을 양피지에 써서 작은 상자에 넣어 문에 두고 “메주자”(mezuzah)라 불렀습니다. 양피지의 뒤에는 ‘전능자’를 뜻하는 한 단어를 새겼습니다. “샤다이”(Shaddai). 이 단어의 세 자음은 “이스라엘 문의 수호자(ShomerDaltot Yisrael)”의 두문자어(頭文字語, 단어의 머리글자로 만든 말)였습니다. 메주자는 하나님이 항상 돌보신다는 사실을 기억나게 했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자녀양육의 목적은 파송에 있습니다. 부모세대가 함께 할 수 없는 곳에서도 건강하게 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부모는 자녀를 홀로 보내지 않고 하나님과 동행하게 합니다. 믿음의 파송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파송입니다.

양육은 기쁨이자 노동입니다. 양육이 노동일 때, 시간은 더디 흐릅니다. 그래도 기억해야 합니다. 파송의 날은 옵니다.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임재에 맡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다시 생각하며 어린이주일을 맞이합니다. 약속합시다. 온 생애로 가르친 것만 자녀의 인생이 됩니다. 그 파송의 날까지 온 생애로 주님을 따라가며 온 마음으로 하나님을 전해줍시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기뻐할 때 그 날은 옵니다. 더샘물 파이팅!

2021년 어린이주일에,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