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그릇을 함께 준비합시다

코로나 19라는 전 지구적 재난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밤새 안녕하셨는지 안부를 묻던 불안한 날들이 다시 온 듯합니다. 우리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현재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줄었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 주 더 연장했습니다. 우리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교회는 5차 결정을 통해 조심스런 준비와 실행을 단계적으로 해 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다시 반갑게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준비할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일입니다. 코로나 19의 재난때문에 재난지원금을 온 국민에게 100%, 70% 또는 50%를 지원하자는 등의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교회가 속한 화성시와 경기도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각 20만원과 10만원, 도합 3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한 사람에게 지급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지급예정이라는 발표가 난 후, 아내가 제게 물었습니다. “이거 받을 거예요?”

이 질문은 이렇게 들렸습니다. “주는 것은 고마운 데, 우리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력이 고마우면서도 혜택이 계면쩍었습니다. 저만 그럴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로님들과 상의하고 같은 마음을 확인한 후, 성도님들과 나누기로 했습니다. 혹시 이같이 누군가 더 필요한 사람에게 흘려 보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랑의 그릇을 마련하려 합니다. 당장 어려움을 당한 이웃, 성도들의 형편을 위한 구제헌금이라는 그릇입니다. 이 구제헌금의 그릇에 더샘물성도들의 마음을 담아 연결하려 합니다.

신생아가 막 세상에 나왔을 때, 체온이 37.2도랍니다. 사람이 지탱되는 생명의 온도입니다. 나비에게 그건 30도입니다. 나비가 날기 위해서 몸이 뜨거워져야 하는데 그 기준이 30도여서 그 체온을 유지해야 비상(飛上)이 가능합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경제적 어려움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우리 이웃, 성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꿈이 죽어가고, 꿈의 날개가 꺾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어로 ‘사랑(amour)’이란 말의 기원은 ‘죽음(mort)을 반대(ant)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사랑한다는 것은 ‘죽음을 반대한다’는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코로나19로 찾아온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체온이 떨어져 절망하거나, 비상하는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이 마음의 그릇에 사랑을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생명을 누리는 우리가 죽음을 반대하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나타냅시다. 어려운 시기에 주께서 원하시는 것은 예수를 힘입어 생명을 얻은 우리(요20:31)를 통해서 사랑의 그릇을 만들고, 사랑의 마음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당한 성도들이 주를 의지하여 먹고사는 일을 바라보게 해주십시오. 이 일에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2020년 4월 23일 더샘물교회 당회를 대표하여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