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Prayer 9 – 함께 들어가는 믿음의 여름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여름입니다. 여름은 치열하게 열매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육체적으로 기력이 쇠하는 시간이고, 영적인 재충전 또한 필요한 시간입니다. 휴대폰도 방전되기 전에 충전을 하는 것이 일상의 당연한 준비인 것처럼, 더샘물의 일상을 기도로 충전하려고 합니다. 치열하게 살면 살수록 우리는 반갑지 않은 친구를 만납니다. 탈진입니다. 탈진이란 더 이상 쓸 기력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나님의 유머에 웃을 기력도, 하나님의 슬픔에 울 기력도, 하나님의 지휘에 맞추어 자기 소리를 내야 할 때 정확하고도 아름다운 소리를 낼 기력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인 겁니다.
사용 전에 다 써버린 것처럼 완전히 방전되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 – 세상은 우리를 그런 완전 방전상태로 교회에 돌려보냅니다. 사단은 세상에서 우리를 죽이지 않습니다. 사단은 우리가 그토록 ‘명예로운 처참함’에 서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비유컨대, 사단은 영적인 전투장에서 전신마비상태로 전우들의 전적인 도움으로 목숨을 연명하는 패잔병이나, 발목 지뢰에 발목만 잘려 신세를 지면서 교회의 전투력을 꺾을 뿐 아니라 비참한 현실을 맛보게 해서 용사들의 전우애의 추억까지 증발시켜버립니다. 사단은 세상에 있는 성도를, 온 교회를 탈진상태에 머물도록 의도합니다.
성령충만이 아니면 그런 탈진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세상이 사람을 까무러칠 정도로 탈진시켰는데 정작 어떤 이는 자신의 탈진을 당연히 일상으로 반복되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세상일상, 믿음일상, 교회일상으로 받습니다. 성령충만이 아니라면 몸과 마음이 사용 전 방진상태가 된 것을 재충전할 수 없습니다. 서서히 탈진되다 어느새 의식도 못한 채 사용할 수 없게 방전되어서 결국 눈을 떴다가 다시 감을 힘조차 없는 상태까지 탈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사거리에서도, 식탁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심지어 사람들이나 일에 둘려 쌓여 분주한 삶의 한 복판 어디서나 예수로 충만하게 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탈진을 술 취함으로 달래는 세상 한복판에 사는 신자들에게 주어진 “성령충만을 받으라”(엡5:18)는 명령은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닙니다. 교회공동체에 주신명령입니다.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명령이 단수의 명령이 아니기에, 방화벽이 든든한 소울웨어(soul ware)의 네트웍(Network)이 필요합니다. 감사한 것은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는 길에 함께 동행할 사람을 찾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먼저 매일 저녁9시 가족들이 함께 하는 겁니다. 그리고 목장식구들이 연결되어 기도의 진을 치고, 연합목장이 함께 동일한 시간에 우리 모두의 기도제목을 붙들고 하나님께 나아갈 때, 거기서 우리가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 만이 우리의 힘입니다. 거기서 우리는 뜨거운 여름을 준비합니다. 여름보다 더 치열하게 열매를 준비하는 믿음의 여름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충전을 할 때입니다. 말씀의 기초 위에서 하는 기도가 바로 충전입니다. 분별할 수 있도록, 힘을 낼 수 있도록 먼저 위로부터 오는 힘을 공급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최소한의 시간을 내어 주님의 은혜 속으로 들어갑시다. 성령충만을 받으라, 함께!
2019년 6월 14일
여러분과 함께 믿음의 여름을 준비하는,
이찬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