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신앙의 유산을 사랑하는 자녀에게 온전히 물려주고픈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책입니다. 네덜란드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는 방대한 신학 저서들을 남긴 후 이제 막 청년이 된 딸과 대학교 새내기들을 위해 이 교리 교육서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하나하나 신앙의 뼈대를 세워주기 위해 써 내려간 이 책은, 여러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교회의 성도들이 기독교의 핵심을 종합적이고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왔습니다.

바빙크는 기독교 신앙이 메마른 이론이나 굳어진 규칙이 아니라, 우리 영혼의 깊은 갈망에 대한 유일한 응답임을 강조합니다. 그는 책 서두에서 인간의 최고선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설명하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을 다음과 같이 인용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을 위해서 창조되었으며,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을 때까지 쉬지 못합니다.” 세상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우리 영혼의 빈자리는 오직 창조주 하나님으로만 채울 수 있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우리는 교리를 배우는 일이 지식을 쌓는 과정을 넘어 참된 안식처이신 하나님께로 다가가는 영적 여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아가 바빙크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루신 구원의 역사를 폭넓게 조망합니다. 그는 구원을 단지 개인의 영혼이 천국에 가는 일로 축소하지 않습니다. 구원은 우주적이고 총체적인 회복의 과정입니다. 은혜와 진리로 충만하신 그리스도께서 각 사람과 전 세계의 죄와 그에 뒤따르는 비참함과 죽음의 모든 끔찍한 결과를 완전히 파괴하셨습니다. 이는 온 우주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얼마나 철저하고 완전한지 보여줍니다.

구원의 은혜를 입은 성도들은 교회 공동체로 부름받아, 역사 속에서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바빙크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히 제시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의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이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하나로 모으고 계십니다. 이 진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에게 벅찬 소망을 줍니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자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 역사 한가운데서 주님의 약속대로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는 영광스러운 존재입니다.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성도들을 위해 쓰인 따뜻한 신학의 정수입니다. 창조부터 타락, 은혜의 언약, 그리스도의 사역, 그리고 세상의 완성에 이르는 기독교 신앙의 파노라마가 한 편의 서사처럼 펼쳐집니다. 교리가 어렵다는 편견을 내려놓고, 다음 세대에 굳건한 진리를 전하려 했던 든든한 신앙 선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진리가 마음을 뜨겁게 하고 영혼의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게 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반석 위에 서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협동목사 이동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