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찬양팀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첫 모임에서 이제부터 스스로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라던 리더의 이야기에, 처음엔 웃었고 나중에는 그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대중이 연예인을 보듯, 내가 인지하지 못할 때도 누군가의 시선을 받게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 더 신실하고 성실하라는 말이라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되고 아이들을 양육하다 보니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아주 어린 아기일 때부터 아이들은 부모를 바라보며 자랍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지켜보고 마음의 변화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챕니다. 입으로만 믿음을 고백한다면 자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자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장 입은 사람을 목사님이라고 생각하던 첫째는 어느새 자신의 아빠가 목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말해주거나 설명한 적이 없는데, 아이는 아빠가 주일마다 정장을 입는 것과 언약가족설교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주보에서 아빠 이름을 봤다고 합니다. 아이가 모두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뒤통수가 따갑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제가 하는 행동을 아이가 차곡차곡 기억 속에 저장했다가 따라 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담대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해하는 저의 마음을 너무 잘 느낄 아이들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더샘물교회의 시작과 함께 생긴 아기였던 첫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더 철저하게 신앙교육을 시키며 양육했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신앙의 본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단순히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부모의 거울이라는 자식이 어떤 모양으로 자라날지 두려우면서도 하나님이 하실 일이 기대가 됩니다.
요즘 여호수아서를 묵상하며 노인이 된 여호수아와 갈렙의 말과 행동을 보며 새삼 놀랍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 말씀에 따라 땅을 분배하는 장면입니다. 38년의 광야 생활과 7년의 정복전쟁 기간까지 지내면서, 12명의 정탐꾼 중 단 2명만 땅을 나누는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갈렙은 85세가 되었음에도 45년 전 하나님이 함께 하실 거라 확신하던 모습과 달라진 바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라 확신하며 헤브론 지방을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여호수아는 축복하며 헤브론을 유산으로 주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노인이 된 여호수아와 갈렙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자손들에게 꽤 훌륭한 신앙의 본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을 다 살고 노인이 되었을 때 자녀들에게, 신앙의 후배들에게 어떤 믿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 묵상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한 해 한 해는 참 눈부십니다. 어느새 자라서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영아부 아가들은 부모님 품에 안겨서 왔다가 스스로 걸어서 유치부로 등반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보며 ‘벌써’이렇게 컸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반짝거리며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자라면서, 신자 된 자의 삶을 보여주고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정과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신예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