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사명이 되어
광복은 빛을 되찾았다는 뜻입니다. 일제의 어두운 압제로부터 벗어나 자유의 빛을 다시 보게 된 날입니다. 그 빛을 되찾기까지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는 믿음의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왜 목숨을 바치고 희생당하면서까지 나라를 되찾고자 했을까요? 그냥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편하고 안전했을 텐데 말입니다. 소심한 저에게는 그저 두렵게만 느껴지는 어둠의 시절에, 선배들은 무엇때문에 그토록 담대하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잊지 않은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먼저는 나라를 잃기 전 자유롭게 살아가던 날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나의 언어로 말하고, 내가 살아갈 땅을 자유롭게 걸으며, 한 사람의 존엄을 존중받는 것이 당연했던 날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억압하고 짓밟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며, 한 사람의 인격이 함부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믿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지금의 문제를 외면한다면 다음 세대가 그 아픔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들은 자신의 오늘을 넘어 미래의 사람들을 위해 일어섰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억은 그들을 사명의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일상도 그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로 말하고, 안전하게 일상을 살아가며, 우리의 생각과 권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신앙을 자유롭게 고백하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죄로 오염된 세상에서 자유와 평화, 존엄과 안전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닌데 말이죠. 지금도 전쟁과 폭력, 인권유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기억은 우리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들은 값없이 주어진 것이지만, 결코 대가 없이 얻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자유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와 이웃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놓았던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았던 다음 세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감사할 수 있고, 받은 사랑을 흘려 보낼 수 있습니다. 기억해야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감사하며, 우리에게 이 자유를 물려준 이들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이 다시 사명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받은 빛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사람들, 우리가 받은 믿음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사람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오늘 기도하며 살아내는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유아유치부 전도사 김주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