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필독서 로자리아 버터필드, 『복음과 집 열쇠』 개혁된실천사, 2022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8월입니다. 비록 몸은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 서 있지만, 시간은 어느덧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농부가 가을의 풍성한 추수를 바라보며 밭을 가꾸듯, 우리 역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영혼 구원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를 기대합니다. 이 계절의 길목에서 우리 마음에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겨줄 책, 로자리아 버터필드의 『복음과 집 열쇠』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본래 기독교를 맹렬히 비판하던 지성인이자 성소수자(LGBTQ+)를 옹호하던 대학 교수였습니다. 그토록 철저한 반기독교적 신념으로 무장했던 그녀의 닫힌 마음을 연 것은 날카로운 논리나 세련된 전도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 목회자 부부가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보여준 투박하지만 진실한 식탁 교제였습니다. 기독교를 향한 그녀의 적대감을 뻔히 알면서도 기꺼이 곁을 내어준 그들의 끊임없는 환대가 얼음장 같던 그녀의 마음을 녹이고 복음이 스며들게 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현대인들은 집을 세상의 피곤함으로부터 숨어드는 나만의 안락한 성으로 여기지만, 저자는 집이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내어주어야 할 그분의 선물이라고 역설합니다. 원제인 ‘복음은 집 열쇠와 함께 온다(The Gospel Comes with a House Key)’가 말해주듯, 그리스도인의 집은 사적인 전유물이 아니라 복음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대문을 활짝 열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설 때, 그 문지방을 넘어 생명의 구원이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급진적이고 일상적인 손 대접’의 핵심은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에 있습니다. 진정한 환대는 사람을 특정한 범주나 부류로 축소하여 평가하는 것을 멈추고, 세상 모든 사람의 눈빛 속에 담긴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스스로가 세상의 소외된 마약 중독자나 성매매자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파산한 존재임을 뼈저리게 고백하며,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복음을 유일한 생명의 끈으로 굳게 붙잡는 자만이진정으로 타인의 영혼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웃을 초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환대란 예쁘게 꾸며진 집에서 훌륭한 요리를 대접하는 우아한 행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돈되지 않은 거실, 때로는 어수선하고 피곤한 일상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내어주는 용기입니다.
저자는 화려한 만찬이 아니더라도 함께 식탁에 앉아 복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삶과 일상을 나누고,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야말로 복음이 증거되는 가장 강력한 현장이 될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세상이 교회를 향해 마음의 문을 닫아가는 이때, 우리는 오히려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애타게 찾으시는 소중한 영혼들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다가올 추수의 계절, 굳게 닫혀 있던 집 문을 열고 낯선 사람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이웃을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가족으로 맞이하는 아름다운 기적이 더샘물 공동체 안에 풍성하게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협동목사 이동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