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교회는 숱한 논쟁과 분열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팀 켈러는 그의 책 『센터처치』에서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이 표면적으로는 교리적 논쟁으로 보여도 종종 그 기저에는 교회가 어떻게 문화를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잠재해 있다고 지적합니다. 켈러의 진단대로 이전에 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교회들이 각자 문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 할지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관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D.A. 카슨의 책 『교회와 문화 그 위태로운 관계』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문화를 균형 있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기준점을 마련해 줍니다. 저자는 여러 신학자들의 주장을 살피며 성경적으로 문화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려고 시도합니다. 카슨은 단지 성경의 한 부분을 취사선택해서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문화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잃게 만들고 환원주의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성경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통전적 관점으로 보며 포괄적으로 종합해야 문화에 대해서 균형 있는 관점과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저자는 성경 전체 내용을 통전적으로 바라보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 역시 통전적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문화에 있어서 쉽게 진단하고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 우선 각자가 어떤 문화적 상황에 위치하고 있는지 세심히 분별하여 살피고 신앙의 양심에 따라 부드럽고 원활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자신과 다른 입장에 있다 해서 쉽게 판단하고 비판하기보다 서로 놓인 상황 속의 고민과 갈등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본서는 카슨의 다른 저서들에서도 볼 수 있는 깊은 신학적 통찰과 풍성한 리서치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이 공존하는 모순된 세상, 문화적 분열이 심화되는 세상 속에 카슨의 깊고 풍성한 외침이 마음에 깊은 울림과 공명을 주리라 확신합니다. 본서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각 문화적 사안들에 대해 균형 있고 폭넓은 관점을 품고 우리 시대에 교회에 맡겨진 부르심을 신실하게 감당하는 더샘물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